본문 바로가기
간호사로 살아남기

간호사 일기 1. 내가 간호학과에 간 이유에 대해

by YUDI_ 2023. 12. 20.
반응형

 


어느덧 간호사 6년 차, 올해도 거의 끝이 보이니 이제 7년 차가 되어간다
지난 6년간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 수없이 에피소드들이 있었고 그 안에 셀 수 없이 많은 나의 감정들이 있었다.
눈물로 보내던 신규시절부터 그런 신규들을 지켜보는 올드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들을 시간이 흘러도 기억해 보고자
이제라도 적어보려고 한다.
훗날 흐릿해질 내 기억을 기록해 놓기도 하고 지금 어디선가 '간호사는 나한테 맞지 않아',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모르겠어'하고
'간호사를 그만두고 싶어'하고 밤잠 못 이루며 인터넷을 뒤지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나는 이렇게 버텨냈다, 누구나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나 또한 신규시절, 다음날 출근이 두려울 때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찾으며 간호사 커뮤니티를 뒤졌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나는 왜 간호사가 되었나를 생각해 보면 벌써 몇 년 전인지 기억도 안 날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은 교육과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이과나 문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과목들을 배웠다. 
내가 판단하기에 나는 사실 문과 쪽에 더 가까웠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암기하는 게 어렵지 않았고 국어 성적이 언제나 잘 나왔었고 한국사나 세계사에 관심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수학은 포기한 적 없지만 성적은 절대 오르지 않았고 수학이 받쳐주지 못하니 과학 쪽 또한 어려웠지만 그럼에게 불구하고 이과를 선택했다.
이과를 가면 나중에 대학을 선택할 때 더 폭이 넓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딱히 뭘 해야겠다, 하고 싶다고 정해놓은 직업이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이다. 
 
나는 학교를 졸업하면 빨리 내 손으로 돈을 벌고 싶었다. 많이 그리고 빨리.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원하는 대학과 원하는 과를 골라서 원서를 접수해야 했다. 
그때까지도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뭘 해야겠다 이런 게 없었다.
막연하게나마 병원에서 일하고 싶다? 정도? 이건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나한테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권유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의대에 가기에는 내 성적은 터무니없었다. 그래서 그 어떤 직업도 내 장래희망 목록에 적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취업이 잘되고 취업해서 여자가 단시간에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은 간호사가 되기로 하고 간호학과에 지원했다.
간호사를 딱히 간절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지만, 일단 붙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간절하게, 처음부터 간호사가 되고 싶어 태어난 것처럼 자기소개를 적어댔다. 그리고 다른 과는 전혀 쓰지 않고 여러 대학교 간호학과에만 지원했다.
 
우리 집은 경제형편이 좋지 않은 편이었기에 집을 떠나서 대학교에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집에서 다니면서 빨리 돈을 모아야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지역 안에 있는 대학교에 지원했다. 
우리 지역 내에는 꽤 많은 대학교들이 있었고, 그 대학마다 간호학과가 다 있었다. 선택할 수 있는 학교가 생각보다 많았다.
내가 현재 졸업한 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딱 하나, 자대병원이 있는 학교였기 때문이다.
학비가 더 저렴한 국립대학교를 가는 것이 좋았겠지만, 집에서 거리도 멀고 가장 중요한 건 수능 최저등급이라는 걸 맞춰야 해서 내신을 준비하던 나에게는 수능 커트라인까지 맞추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으로 원서도 내지 않았다.
나는 3군데 정도의 학교에 원서를 냈고 3곳 모두 합격을 했다. 한 대학교는 수시 수석으로 합격을 해서 등록금 전액을 준다는 곳도 있었다.
그런데 그 학교에는 자대병원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나는 포기했다. 
그때 뭣도 모르던 고등학생이 왜 그렇게 자대병원에 집착했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와서 봐도 정말로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자대병원이 있는 학교와 아닌 학교는 조금 차이가 있다.  병원이 있는 학교가 상대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주변에 친한 친구들도 간호학과에 많이 갔었다. 그 중에는 나처럼 딱히 가고싶은 곳이 없었던 나의 단짝도 포함되어있다.
친구랑 같은 대학교를 가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친구는 학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내가 선택한 대학을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친구와 같은 학교에도 붙었지만, 결국에는 친구 대신 자대병원이 있는 학교를 선택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부터 나는 극 현실주의 였었나 보다... 
 
아무튼 그렇게 나는 지역 내 자대병원이 있는 4년제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그렇게 간호사의 길로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반응형